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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스타 '꿀렁비' 의 글로벌한 성적코드

월드스타 [널 붙잡을 노래] 란 R&B 곡을 타이틀로 선보이며 끈적하게 컴백했다.

과연 가 노래하는 발라드는 어떨까? 단지 우뚝 서서 손만 사방으로 웨이브치는 퍼포먼스는 아닐테고...

지난 주말, 오랜만에 방송된 공중파 음악프로그램을 통해 컴백한 비는 그간 가려진 베일을 꿀복근과 함께 벗어 던졌다. 

일단 R&B 타이틀 곡 [널 붙잡을 노래] 는 크게 특별하지도, 난해하지도 않은 끈적이는 플로우가 나름 매력적인 곡이다. 하지만 역시 R&B를 소화함에 있어 쥐어짜는듯한 특유의 쇳소리는 여전히 부담스러웠다. 물론 이 조차 비만의 매력이라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꿀복근을 꿀렁이는 꿀렁비퍼포먼스 

피아노 전주가 흐르기 시작하면서, 블링블링한 300풍의 갑옷을 걸치고 눈물로 번진듯한 마스카라 화장 만큼이나 촉촉한 보이스로 노래를 시작하는 '비'. 그렇게 두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며 얌전히 부르는가 싶더니 1절이 끝나자 'NY' 모자를 쓰며 동시에 백댄서가 등장한다. 묵직한 슬로우 비트가 시작되고 플로우를 타며 퍼포먼스가 시작된다. 구릿빛 팔근육을 크게 접었다 폈다 절도있게 흔들며 부르는 무대는 데뷔 8년차 월드스타 만의 섹시한 아우라를 느끼게 한다. 특히 클라이막스에 다다라서는 블링블링 300갑옷을 거칠게 벗어 던지더니 웃옷을 목뒤로 걸쳐 올려 가슴근육과 꿀복근을 꿀렁이는 웨이브는 단연 압권이다.  무대가 꽉 차 터져나갈 정도로.  

 

그동안 국내 R&B 음악의 무대 퍼포먼스는 어땠나?

R&B곡을 화려한 퍼포먼스를 통해 무대를 소화한 가수는 '비' 가 처음이 아니다. 
'세븐' 은 2003 R&B [와줘] 로 데뷔해 힐리스 슈즈(바퀴달린 운동화)와 함께 파워댄스를 선보였다. 세븐의 곱상한 외모와 감미로운 보이스로 소화해내는 R&B 선율, 그리고 화려한 무대 안무는 '세븐' 을 단숨에 최고의 아이돌 스타로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2008년엔 빅뱅의 멤버' 태양' 이 [나만 바라봐] 란 곡으로 솔로 데뷔, 완성도 높은 무대를 보여주었다. 세련된 플로우로 잘 만들어진 음악과  짜임새 있는 안무는 태양의 구릿빛 근육으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퍼포먼스와 함께 더욱 빛났다.

 

월드스타의 글로벌한 섹스코드

'비' 는 지난 2008[레이니즘] 가사의 선정성 때문에 방송용 노래가사가 수정이 된 적이 있다.

문제가 된 가사는 떨리는 니 몸 안을 돌고 있는 나의 Magic Stick, 더 이상 넘어갈 수 없는 한곌 느낀 Body Shake, Make It Rainisn 내 몸을 느껴 버렸어라는 부분이다. 분명 중의적인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요지가 충분했다. 하지만 이 때문에 가사를 수정해야만 하는 방송의 현실은 조금 씁쓸하기도 했다.

 

이번 [널 붙잡을 노래]는 가사의 수위가 낮아진 데 비해 퍼포먼스는 더욱 대담해졌다. 가슴근육과  복근을 노출해 '꿀렁꿀렁' 거리면 당연히 하체도 함께 꿀렁이게 되는데 이를 전체적으로 보면 상체가 아닌 하체의 그 곳에 중심이 잡혀 꿀렁대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러면서 점점 자세를 낮추고 앉더니 다리사이로 손을 힘껏 끌어 당긴다. '한예슬' 과 함께 한 뮤직비디오에서도 역시 침대에 엎드려 누워있는 '한예슬' 위에서 '비' 의 퍼포먼스 또한 미묘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결국 '비' 의 [널 붙잡을 노래] 뮤직비디오는 KBS에서 방송불가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그 이유가 진정 개그다. 진정 문제가 된 장면은 바로 '비' 가 도로 위를 내달리는 모습 때문인데 그게 도로 교통법위반이란다.  

  

'꿀렁비' 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땀 흘려 갈고 닦은 우월한 하드웨어로부터 뿜어져 나오는 '비' 의 섹시함은 역시 글로벌한 코드다.

하지만 옷을 찢고 복근을 꿀렁이며 미묘한 퍼포먼스와 함께
R&B 노래를 부르는 '비' 에 대해 당연히 말들이 많을 수 밖에 없다. 그 중 비판적인 시선은 과도한 퍼포먼스에 대한 거부감과 선정성에 대한 우려다. 10대 청소년들이 즐겨보는 가요 프로그램에서 R&B 노래를 부르는데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냐는 것인데 걱정스럽기도 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는 단지 '비' 만의 문제는 아니다. 이러한 대중가요 퍼포먼스의 선정성 문제는 성인가수를 넘어 아이돌 가수에게도 대두되고 있는 현실이니까. 최근 부쩍 섹시해진 '브라운아이드걸스' 의 [아브라카타브라],  티아라[너 때문에 미쳐] 퍼포먼스나 지드래곤의 콘서트 퍼포먼스가 예가 그렇다. 특히 공익을 추구해야 하는 공중파 방송에서 대중가수가 공익에 반하는 퍼포먼스를 행한다면 제지되어야 하는 것이 마땅하다. 하지만 대중가수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때, 그동안 갈고 닦은 자신의 끼를 마음껏 표현할 수 있는 장이 부족한 것 또한 사실이다. 10대 중심인 공중파 가요 방송 프로그램 기준에 맞춰 월드스타 '비' 가 새롭고 멋드러지게 보여줄 수 있는 노래와 퍼포먼스가 과연 얼마나 있을까?

어쨌든 '비' 의 이번 퍼포먼스는 10대들이 즐기기엔 '과한' 것이 사실이며 그만큼 걱정과 우려가 된다. 하지만 이렇게 협소하고 제한된 방송무대를 통해 컴백해야만 하는 에게도 참 안타까운 현실이다.


*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일 하나 더
, 아내와 함께 '비' 의 컴백무대를 보고 있는데 '비' 의 갑바가 살짝 가려진 채 복근을 드러내며 꿀렁거리기 시작하자 그녀가 던지는 말,  , 다 벗어줘요~!”...
그동안 여자 아이돌 가수들이 TV를 도배해도 눈치 보면서 난 "하나도 안이쁘다" 며 역설하고(그래야 계속 볼 수 있으니까...) 곁눈질로만 비굴하게 즐기던 나였는데... 비 나빠요... T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