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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_log

디테일의 힘, 파스타의 중독적인 레시피


MBC
월화 드라마
파스타 가 종영 주간, 뒷심을 발휘하며 시청률 20%에 안착했다. 특히 3월 9일 방송된 마지막회는 [파스타]만의 디테일한 매력을 마음껏 발산하며 종방의 아쉬움을 더욱 크게 만들었다.

파스타의 디테일한 매력, 그 중독성있는 레시피 다섯 가지를 분석해 보자.

 

1. 가슴 터질듯한 롱 테이크 

요즘 같이 속도감이 생명인 20부작 월화 드라마의 스토리 텔링에 있어 롱테이크 시퀀스를 접하기란 쉽지 않다, 아니 거의 시도할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60~70분이라는 한정된 시간 안에 내용을 담기도 벅찬데 한 순간을 1~2분이 넘게 배치하기란 쉽지 않고 자칫하면 지루해져 바로 채널을 다른 방송사로 넘겨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파스타] 에서는 이 롱 테이크 시퀀스를 참 대담하게 시도했다. 그리고 그 효과는 대성공이었다. 만약 롱테이크를 통해 상황을 설명한다거나 요리를 만드는데 사용했다면 대 실패했을 것이다. 하지만 [파스타]롱 테이크 는 어쩌면 우리가 보기에 가장 오글오글 해서 빨리 지나가고 싶은 순간을 역으로 롱 테이크 를 사용해 극대화했다. 10회에서 보여 준 서유경(공효진)최현욱(이선균)의 주방 아이키스(Eye kiss) 씬 그리고 마지막 회 유경 반점 에서 유경 아버지와 최현욱이 마주앉아 어색하게 술을 마시는 장면의 롱 테이크 시퀀스는 빠른 화면전환 기법보다 훨씬 긴장되며 리얼하게 다가왔다. 물론 이러한 롱 테이크 씬이 더욱 빛났던 이유는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2. '점프 컷' 의 잔재미

'롱 테이크' 뿐 아니라 이와 반대되는 기법인 점프 컷 역시 아주 적절히 사용해 그 즐거움을 더했다. 19회 방송에서 무거운 식재료를 나르는 서유경(공효진) 다음으로 더 가벼운 식재료를 옮기는 막내 정은수(최재환)가 비춰지고 이를 본 최현욱(이선균)정은수를 조용히 부른다. 그리고 바로 다음 컷이 얼굴도 안보일 정도로 음식재료를 들고가는 정은수의 장면이 점프되며 시청자들에게 빵 터지는 웃음을 전했다. 이러한 잔재미를 더하는 점프컷 기법을 잘 활용한 [파스타].

특히 19회 방송이 뉴 셰프대회 우승자 명단을 발표하기 전에 끝나고 20회의 첫 장면은 다시 라스페라 레스토랑 주방에서 요리하는 요리사들의 롱테이크로 시공간이 점프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는 누가 우승했을까? 하는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극대화시키며 요리사들의 대화와 분위기에서 그 해답을 찾기 위해 더욱 집중하게끔 만들었다.        

  

3. 크레딧이 올라가도 이야기는 계속된다

보통 드라마 회가 끝날 때 마지막 장면에서 화면이 Pause(정지) 되며 엔딩 음악과 함께 크레딧이 올라가거나 또는 다음 회 예고편을 보여준다. 하지만 [파스타]의 회별 크레딧 시퀀스는 화면이 계속 진행되며 크레딧을 올려 보냈다. 주로 메인 카메라에서 못 보여주는 다른 시점의 카메라 앵글을 통해 또 다른 느낌을 전달하며 그 여운을 더욱 진하게 남게 만들었다.       

 

4. 쩌리 의 발견

주연인 이선균, 공효진. 조연인 알렉스, 이하늬에 뒤지지 않는 저력을 발산한 설사장(이성민)과 막내 최재환(정은수). 특히 이 둘은 아주 다이나믹한 표정연기로 감초, 일명 '겉절이' 역할을 뛰어넘는 매력을 뽐내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특히 마지막 회에서 보여 준 이 둘의 앙증맞은 어울림은 훈훈한 미소를 짓게 했다.

 
5. 시청자의 눈은 즐겁다
요리를 주제로 한 드라마인 만큼 화려한 색채의 요리를 통해 눈을 즐겁게 했다. 또한 이태리파 꽃미남 요리사들을 보는 즐거움, 그리고 이와는 대비되는 개성있는 외모의 국내파 요리사를 배치함으로써 조화를 꾀했다. , 이선균공효진의 길다란 팔다리에 걸쳐진 트렌디한 패션을 감상하는 것 역시 또 하나의 즐거움 아니었을까?


 

이렇게 매력적인 레시피를 통해 맛있게 버무린 드라마 [파스타]. 라스페라 의 마지막 영업이 아쉽긴 하지만 무리하게 연장 영업을 강행하지 않아 참 고맙기도 하다. 대신 조심스럽게 [파스타 시즌2] 를 기대해봐도 될까?

 

막장으로 황폐화 된 토양에서 굳세게 핀 [SBS 그대 웃어요], [MBC 파스타].
그래서 이 둘의 종영이 더욱 아쉽고 아직 온기가 채 가시지 않은 여운에 더 따뜻한 기운을 불어넣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