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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OPLE_log/Essay

승가원 태호의 무한도전



2000, 부모도 모른 채 버려져 승가원에 입소하게 된 태호는 태어날 때부터 양 팔과 허벅지 부분이 없이 태어났다. 발가락도 양 발에 한 개씩 모자란 8. ‘피에르 로빈 증후군(턱이 작고 입천장이 뚫려있는 구개열, 혀가 뒤쪽 아래로 밀려있는 증상)’ 이라는 희귀병까지 갖고 태어난 태호는 다섯 살을 살지 열 살을 살지 기약할 수 없을 정도로 약한 아이였다고 한다. 찬 바람에도 열이 40도가 넘어 응급실로 달려가야만 했던 태호’. 하지만 태호는 언제나 밝고 명랑하다. 뭐든지 자신이 해내려 애쓰는 태호는 팔 대신 두 발로 밥을 먹고, 글씨를 쓰고 옷을 갈아입었다. 


태호는 모두의 걱정을 잘 이겨내어 2010 열 한살이 되었고 초등학교 4학년에 진학했다.
지난 4 16일 방송된 [MBC 스페셜 : 승가원의 천사들] 을 통해 볼 수 있었던 이런 태호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충격과 감동을 동시에 전해 주었다.



일상생활 자체가 도전인
태호는 그가 겪는 시련과 고통에도 불구하고 너무나도 밝고 긍정적인 모습이었다. 또한 남과 다른 자신의 모습을 잘 알기 때문일까? 자신을 도와주며 희생하는 주위 사람들을 기쁘게 해주기 위해 일부러 노력하는 모습들을 여기저기에서 볼 수 있었다. 그런 모습들이 참 다행이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안타깝기도 했다. 열 한살의 평범한 초등학생이라면 부모의 사랑 밑에서 한참 생떼(?)를 부리는 시기인데 태호는 생존과 공존, 그리고 극복의 시간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었다. 



올해 초 한국을 방문했던
닉 부이치치(29)’. 그 역시 두 팔과 다리가 없는 선천성 장애를 갖고 태어났다. 하지만 현재 그는 행복 전도사라 불리며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전 세계에 비전과 행복 바이러스를 전파하고 있다. 그런 그를 있게 한 것은 종교의 힘과 더불어 부모의 지극한 사랑과 관심 덕분이었다. ('스티브 잡스' 보다 감동적인 프리젠터 '닉 부이치치' http://www.soulog.com/8)
승가원의 태호역시 닉 부이치치와 많이 닮았다. 비슷한 신체적 장애를 갖고도 긍정적으로 담대하게 해쳐나가는 태호의 모습은 아마 닉 부이치치의 어릴 적 모습과 크게 다를 게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바로 부모의 존재이다. 앞서 언급했듯 현재의 닉 부이치치를 있게 한 것은 부모의 힘이 크다. 하지만 태호는 태어나서부터 버려졌기 때문에 부모가 없다. 다행히도 승가원의 훌륭하신 직원분들(승가원 장애우들에게 엄마라고 불린다)의 손에서 사랑으로 잘 자라고 있지만 부모와 가족의 사랑과는 또 다른 것이다.

닉 부이치치도 강연을 통해 어릴 적에는 남들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다가 사춘기를 보내고 자아가 형성되어 가면서 직면한 현실이 더욱 힘들어졌다.” 고 고백했다. ‘태호도 곧 사춘기를 겪고 자아를 형성해가는 시기를 거칠 것이다.  



우리는 종종 자신보다 불쌍해 보이는 타인의 모습을 통해 자기 위안을 느끼거나 자기반성을 하곤 한다
. 하지만 여기서 그 불쌍해 보이는 대상이 단지 우리에게 한 순간의 자기위안 / 자아성찰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면 그건 너무나 잔인하고도 가혹한 현실일 것이다. 보는 이들에게는 단지 휴먼 다큐멘터리일지 몰라도 그 주인공은 지금 이 순간에도 생존을 위한 거친 호흡을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태호를 통해서 느끼고 깨달은 것이 있다면 지금도 힘겨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태호와 장애우들을 위해 무언가 보답해야 할 의무가 있지 않을까 

다음은
[MBC 스페셜 : 승가원의 천사들] 방송 후 승가원에서 공지한 사항이다.
그 무언가를 찾아 보답할 수 있는 참 인간다운 우리가 되길 소망한다. 

안녕하세요. 사회복지법인 승가원입니다. 4 16 1050에 방송된MBC스페셜승가원의 천사들을 시청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더불어 승가원 장애 아동들을 위한 많은 격려와 사랑에 머리 숙여 깊이 감사드립니다.

 

현재 많은 분들께서 전화와 홈페이지를 통해 후원부터 봉사활동까지 다양한 문의를 남겨주고 계십니다. 장애아동들과 직접 만나서 이야기도 하고 도움을 주고 싶으신 시청자분들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승가원 장애아동시설은 76명이 함께 생활하는 공동의 생활시설입니다. 아동들의 생활을 책임지고 있는 승가원의 입장에서는 외부에서 너무 많은 분들이 방문하시게 되면 아이들의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길 소지가 있는 점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방송 취재에 대해 내부적으로 많은 토의와 검토가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승가원에서는 자원봉사에 관하여 아래와 같은 원칙을 정해서 시행하고 있으니 널리 양해 부탁드립니다.

 

1. 자원봉사는 고등학생부터 6개월 이상 지속가능할 경우 접수를 받고 있습니다.

2. 태호, 홍성일 아동을 위한 자원봉사 문의는 정중하게 거절하려 합니다. 승가원은 76명의 아동들이 공동으로 생활하는 시설이기에 특정아동을 위한 봉사는 다른 아동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을 위하는 가장 좋은 길은 방송의 감동을 오래 간직하시고 승가원 장애아동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마음으로 격려해 주시는 것입니다. 또한 승가원 장애가족에게 보내주신 관심과 사랑을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장애인들에게도 보내주시는 것입니다. 앞으로도 76명 장애아동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는 승가원이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자세한 문의는 1688-0750으로 전화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