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 개발자 컨퍼런스(WWDC)에서 애플의 CEO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4] 출시를 공식 발표하며 “일단 한번 써보면 되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 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국내에는 7월 출시 예정인 [아이폰4]. 이 새로워진 기능들을 어떻게 재미나게 즐겨 볼까나?
여기는 모 패스트푸드 음식점, 버거세트를 시켜서 함께 나온 음료수를 마시려고 컵을 본 순간, 음료수 표면 위에서 잔잔한 파장을 감지한다. 가까이서 보니 단단하게 생긴 무언가가 대여섯개 정도 되어 보이는 다리들을 열심히 휘젓고 있다. 이것이 내 입속으로 들어와 좁다란 식도에 끼어 이렇게 버둥대고 있을 끔찍한 모습을 상상하며 잠시 진저리를 친 후 마음을 가다듬고 [아이폰4]를 꺼내어 든다. 선명한 피사체 촬영을 위해 LED내장 플래시를 켜고 500만 화소의 카메라를 HD급(720P/30fps)으로 설정해 음료수속 불청객의 사투를 녹화하기 시작한다. [아이폰4] 화면에 촬영되는 불청객의 처절한 모습이 더욱 생생하다. 등껍질 사이로 날개 같은 것이 보인다. 5배 디지털 줌을 사용해 날개부분을 확대해 촬영한다. 약 1분 가량의 녹화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나 패스트푸드점 카운터를 한번 스윽 찍는다, 직원들 눈에 안 띄게. 그리고 다시 자리에 앉아 [아이폰4]의 [아이무비/iMovie]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해 찍은 2개의 영상을 합쳐 자연스럽게 편집하고 자막을 집어넣는다. “여기는 모 패스트푸드 음식점! 이 건더기 다리는 몇 개?” 너무 혐오스럽지 않도록 배경음악은 달달한 음악으로 선곡해 넣는다. 편집을 마치고 완성된 영상을 유튜브와 트위터를 통해 바로 전송한다. 무한RT요청! 팔로워들의 엄청난 분노의 RT와 멘션이 타임라인을 가득 메운다. 불과 몇 분만에 이 불청객의 종과 이름, 국적, 심지어 성까지 밝혀냈다. 중국에서는 식용으로도 사용한단다. 그래서 그냥 건져내고 마시기로 했다. 난 쿨하니까. 그리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유유히 그곳을 빠져나갔다.
그날 저녁 내가 찍고 편집한 영상을 HDTV를 통해서도 제법 생생한 화질로 볼 수 있었다. 아마
나는 트렌드를 앞서가는 앞날 창창한 스물 여섯 여성!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아직 백조라는 거. 하지만 괜찮다. 백수도 트렌드니까. 오늘도 그가 일찍 퇴근하길 기다리며 그의 회사 맞은편 1층 O다방에 앉아 혼자 커피를 마시고 있다. 그런 그한테 급한 업무처리로 1시간이나 늦을 것 같다는 문자가 온다. 헐. 현재시각 저녁 일곱 시. 한 시간 후면 여덟 시인데.. 배꼽시계가 울려대지만 어차피 지금 집에 들어가봤자 백수 주제에 밥도 안 먹고 어딜 싸돌아 다니냐고 호랭이 발성을 자랑하실 엄여사 얼굴이 떠올라 그냥 더 기다리기로 한다. 그래, 생각했던 저녁 메뉴에 에피타이저 하나 더 추가하기로 하자. 그리고 절친 B양에게 [FaceTime] 어플리케이션을 사용해 화상전화를 건다. 이곳 O다방은 WIFI가 무료니까 마음껏 화상통화를 할 수 있다. B양 역시 전국백수협회에 소속된 대표백조로 트렌드에 뒤질수 없는 [아이폰4] 유저. 역시 3초만에 바로 받아주신다. 황토팩을 처바른 그녀의 면상을 보고 급 놀라 비명을 지를 뻔 했다. 조에족이라고 해도 믿겠다. 한참 그렇게 놀리며 수다를 떨다가, 아이폰을 넘어 스며들어오는 훈훈한 아우라에 살짝 앞을 쳐다보니... 아니 이 빛은??? 한순간 시선을 빼앗겨버린 내 모습을 지켜 본 B양이 왜 그러냐고 물었다. 나는 조그만 목소리로 대답했다.
B양 : 내 앞자리에 완전 훈남이 와서 앉았어~ 와.. 완전 조각이야..
나 : 그래? 어디 한번 보자.”
나는 [아이폰4] 뒤쪽 카메라를 선택해 B양에게 보여주었다. 손가락 터치로 전/후 카메라 선택이 가능하니까 화상통화 하는 척 몰래 그의 모습을 실시간으로 찍어 보낼 수 있다. B양 역시 영롱한 빛을 감싸안은 그를 보자 깜짝 놀랐는지 굳어가는 황토팩 부스러기 몇 개가 얼굴에서 ‘투둑’ 떨어졌다. 그리고는 “완전 잘생겼다!” 며 어떻게 인사라도 한번 해보라고 재촉했다. 남자친구 기다리는 중이라는 거 알면서 그러냐며 순진함을 좀 떨었더니 바로 육두문자와 함께 내 남자친구 욕을 퍼부으면서 너 한창 남자 만날 때다, 그런 놈과 언제까지 만날 거냐, 지금 제 정신이냐 라며 내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B양 : 야, 누가 바로 사귀래? 그냥 서로 인사만 해 보라구!!”
그런 그녀의 상기된 얼굴은 이미 황토팩 반정도가 부스러져내려 더욱 처참해 보였다.
나 : 됐어, 끊고 얼른 가서 세수나 해라.
그렇게 급하게 [FaceTime] 을 끝낸 나는 나도 모르게 자리에서 일어나 훈남에게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또한 아이북스(iBooks)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책 컨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데 특히 아이폰3GS보다 4배정도 선명해진 ‘레티나 디스플레이’ 기술로 작은 화면에서도 선명한 가독성을 자랑한다. 단 한글로 된 아이북스 컨텐츠가 현재로서는 거의 없을 거라는 점이 아쉽긴 하지만 점차 증가할 것이라 기대해본다.
더욱 빨라지고 전력소모도 덜한 A4 프로세서, 1.5배 향상된 배터리 성능 및 iOS4로 업그레이드 된 운영체제를 통해 멀티태스킹, 앱 폴더 생성 등 그 동안 불편을 느꼈던 부분 역시 어느 정도 해소되어 더욱 즐거운 ‘아이폰 라이프’ 를 열어갈 수 있게 되었다.
So... Are you ready?
'지난이야기 > APPLE'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이패드녀, iPad DJ 등장 (2) | 2010.04.22 |
---|